작은 일에 감동하자 [세상이야기]최명숙의 햇살담는 일상이야기 오늘 출근길에 오천 원에 무한대의 이자를 얹은 감동과 즐거움을 선물받았다. 이름도 모르는 여학생에게 받지 못할 돈으로 여기고 꿔준 돈 오천 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3주전쯤 성북역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학생 한 명이 공중전화 앞에서 주머니를 이리저리 뒤지면서 난감한 표정을 짓더니, 내게 무엇인가 할말이 있는 듯 다가와 쭈뼛쭈뼛 하면서 말을 걸어왔다. "저어어기오. 죄송합니다만" "네?" "지갑을 잃어버려서 그런데요 천원만. 빌려주세요" 천원만 달라고 하는 여학생을 보면서 문득 기차역이나 시외 버스정류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기성을 담고 구걸하는 사람들이 떠오르고 내가 그렇게 어수룩해 보이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렇다고 천원이 없다고 거절하기도 뭐해서 지갑을 열었는데 천 원짜리는 없었다. 그래서 오천 원짜리 한 장을 꺼내주었다. 마을버스가 와서 타려고 하는 나에게 잊지 않고 갚겠다는 말을 인사를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그 날 이후 나는 그 일을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다. 오늘 아침에 여학생을 다시 만났다. 나는 그녀가 자초지종을 이야기한 후에야 그녀를 알아보았다. 버리는 돈으로 준 오천 원이 셀 수 없는 큰 감동을 이자 달고 예쁜 봉투에 담겨 돌아와 기쁜 하루를 만들어 주었다. 나를 만나고자 몇 날 아침을 역에서 서성거렸다는 여학생의 마음이 예뻐서 더 즐거웠다. 아마도 로또에 당첨이 되었더라도 그만큼 즐겁지는 않았으리라. 그 여학생과 역앞 빵집에 들어가 모닝커피 한잔씩 마시고 헤어졌다. 언제 다시 만날 지 기약 없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참 행복한 순간이었다. 어떤 사람은 별 게 다 행복하다 한다고 핀잔을 주는 이도 있겠지만 나로서는 즐겁고 기쁜 순간이었다. 그렇다. 큰 일을 이루고, 큰 행운이 있어야만 기쁜 것은 아니다. 이 작고 사소한 일에 감동 받았을 때가 진짜 느끼는 기쁨이다. 그래야 생활이 즐거운 것이다. 잠언에 이런 말이 있다. “기쁜 마음이 몸에 명약이다.” 행복 호르몬인 엔돌핀이 발생할수록 몸이 건강해지고 스트레스까지 날려버리는 것이다. 오늘 아침과 같은 일이 바로 행복의 엔돌핀을 발생하게 하는 것이다. 만일 파랑새를 좇듯이 큰 것만을 찾아 나선다면 작은 이룸은 눈에 늘어오지도 않고 만족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늘 가슴은 비어있고, 눈빛은 허공을 향해 있을 뿐 채움의 만족하려는 노력도 없이 허기진 마음만을 가질 것이다. 기쁨은 멀리 있지 않다. 순간 감동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기쁨이며 즐거움인 것이다. 지하철에서 엄마와 눈을 맞추며 웃는 아기의 웃음, 두 손을 잡고 걸어가는 노부부의 모습, 버스를 타려는 장애인에게 "좀 도와드릴까요" 하면서 가방을 받아드는 학생 등 주변의 자잘한 일들 속에 예쁘면서도 감동적인 모습이 있다. 사소한 것에 감동하는 것이 작은 기쁨의 시작이 된다. 작은 기쁨은 작은 만족에서 오고, 행복은 작은 기쁨들이 모여 만드는 것이다. 평범한 시선으로 바라볼 때 결코 기쁨이란 것을 느껴보지도 못할 것 같은 사람에게도 사람들이 모르는 기쁨이 있다. 세상에서 사소한 일에도 감동을 받을 줄 아는 사람이 그렇다. 요즘 세상을 혼탁하게 하는 사건들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자기만을 고집하는 이기주의적 사고가 팽배한 이때, 우리는 진정 작은 일에 얼마나 감동 받고 사는가!.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 속에 얼마나 감동하는 나인지 찾아보자. 사소한 감동 속에 숨겨진 기쁨을 발견한다면 정말 즐겁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