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 태반은 칩거 생활에 익숙하다. 문제는 그게 자발적이라기 보다는 강요된 선택이란 점이다. 그들이 집밖을 나서면 당장 이동수단이 만만찮다. 자연 '집안에 틀어박힌 존재'로 위축될 수 밖에 없다. #버스 vs 저상버스 대개 저소득층에 무직인 중증장애인의 주요 이동 수단은 버스와 지하철이기 마련. 대중교통 수단이라 불리는 버스와 지하철의 실제이용률을 한번 보자. 200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당시 장애인은 133만9천명이었고 이 중 52.5%가 대중교통 수단의 편의시설 부족 때문에 불편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부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장수호 사무국장은 '이 조사가 중증장애인 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90%이상이 불편을 호소했을 것'이라고 단정짓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높은 계단과 수많은 턱이 있어서다. 장애인이동권확보를위한부산연대 송성민 대표는 '버스는 입구계단 때문이라 쳐도 지하철은 편할텐데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상에서 승강장까지 가려면 리프트를 최소한 2차례는 타야 하고,그 리프트도 고장이 잦고 느려서 속터지기 일쑤'라고 지적한다. 그래서 장애인계는 저상버스 도입과 엘리베이터 설치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다. 저상버스는 맨땅에서 계단없이 곧바로 승차할 수 있는 버스. 저상버스를 장애인용 특별버스로 알고 있지만 오해다.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배융호 정책실장의 설명은 이렇다. '저상버스는 장애인을 비롯해 노인,여성,어린이 등 모든 '이동약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저상버스는 일부 지방자치단체 별로 약간씩 운영하고는 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 10대를 비롯,올해 중으로 58대를 추가할 예정이다. 그래도 턱없이 모자라지만 부산에 비해선 또 사정이 낫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중증장애인만 5만여명인 부산지역엔 1대 뿐이다. 부산시가 올해 중으로 2~3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이마저 순탄치는 않다. 부산시 대중교통과측은 '차값(약 1억8천여만원)이 일반버스의 3배에 달하는데다 부품문제도 있고,향후 수익성도 장담할 수 없어 버스업자들이 꺼리고 있다'며 '지원금(1억2천여만원)을 준다고 해도 선뜻 나서지 않는다'고 말한다. #리프트 vs 엘리베이터 장애인들의 원성대상 중 하나인 지하철 휠체어 리프트는 엘리베이터로 현재 교체중이다. 부산교통공단에 따르면 전체 73개역에 엘리베이터는 총 9개역 18대,오는 2006년까지 2천454억원을 투입해 67개역 201대로 확충해 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당장 내년부터 추경예산의 뒷받침이 없으면 이대로 진행될지 조차 불투명한 형편이다. 리프트에 대해선 장애인계가 할 말이 많다. 송성민 대표는 '지하철 1호선은 차치하고라도 2호선을 조성할 때 리프트 대신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면 이같은 중복 예산은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며 '제기능을 하지 못하는 리프트를 만든 후 에서야 이를 엘리베이터로 바꾼다고 하니 결국 예산낭비한 꼴'이라고 지적한다. #택시 vs 전용 콜택시 또다른 대중교통수단인 택시는 승차거부를 떠나서 사실 비용부담이 크다. 그래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교통체계가 장애인 전용 콜택시. 휠체어리프트를 구비한 콜택시는 일반택시 요금의 40%정도만 장애인이 부담케 하는 특별교통수단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1월부터 콜택시 100대를 도입,이미 한차례 시행 한 바 있다. 부산은 현재 장애인계·시민단체·학계·부산시 등이 협의회를 구성,운영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갈등이 잠복해 있다. 일단 콜택시 설립취지엔 장애인계와 부산시가 같은 목소리다. 입장이 갈리는 건 운영주체 문제. 시는 내심 민간위탁을 선호하고 있다. 시나 시 산하 시설관리공단이 직접 운영할 경우 운전기사 신분이 애매하고 이들이 노조를 결성했을 때 곤혹스럽다는 속내다. 반면 장애인계는 민간 운영은 서비스나 사고 때 책임을 묻기가 어렵고,이윤추구 경향이 짙어 장애인 편의가 도외시되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논리다. 부산 장애인콜택시 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동의대 유동철 교수는 '콜택시 사업에서 무엇보다 콜택시를 시혜 대상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중증장애인들이 응당 누렸어야 할 권리를 되찾아주는 과정으로 규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일보 기획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