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아니스트 한동일 도미 50주년 기념음악회 - 시각장애인·안내견, 객석 맨 앞 1열에 초대 정말 아름다운 음악회가 열렸다. 한국 최초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피아니스트 한동일(62) 씨가 1954년 6월 1일 뉴욕을 밝은지 꼭 50년 되는 지난 6월 1일 저녁 7시 30분 양재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도미 50주년 기념 음악회를 가졌다. 이 자리가 특별한 이유는 한동일 씨가 12살의 어린 나이에 한국인 최초로 음악으로 유학을 떠난 의미도 있거니와 이 자리에 그의 아버지 팀파티스트 한인환(91) 씨가 함께 연주를 한 것이다. 서울시립교향악단 팀파니스트로 활동하다 은퇴한 한 씨가 아들의 도미 50주년 기념 음악회에서 다시 팀파니를 잡은 것이다. 감동의 무대, 맨 앞 1열에 당당히 앉은 시각장애인과 안내견들 이번 음악회는 부자간의 멋진 연주뿐만 아니라 특별함이 하나 더 있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이 이 특별한 음악회에 초대되어 함께한 것이다. 행사를 개최한 한국아카디아뮤직은 지난해부터 자신들이 마련하는 음악회에 시각장애인들과 안내견들을 초대해 왔다. 이 기획사는 홈페이지는 물론이고 모든 안내장에도 “아카디아가 개최하는 모든 공연의 공연장 맨 앞 좌석 1열은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을 위한 좌석으로 비워놓고 있습니다. 관객 여러분의 많은 양해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인쇄되어 있다. 이러한 슬로건은 회사 이미지를 위해 문구로만 남긴 것이 아니다. 한국아카디아는 지난해 4월 춘천에서 뉴욕오페라단의 프리마돈나인 이윤아 씨를 초청해서 연주회를 열었다. 소설가 이외수씨가 마련한 이 음악회는 장애인만을 위한 공연이었다. 그 이후 지난해 10월 세계적 첼리스트 레슬리 파나스 연주회와 지난 1월 세계적 연주단인 이 무지치 합주단의 신년음악회 등 세계적인 연주회에 시각장애인과 안내견들을 계속 초대했다. 그러나 이번 연주회가 시각장애인들에게 더욱 의미 있는 것은 예전의 연주에서는 안타깝게도 기획사의 의도와는 달리 공연장에서 연주에 방해를 우려해 연주홀의 맨 앞줄 1열을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게 제공하지 못했다. 2층의 박스석을 비롯한 별도의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기둥 뒤에서 관람할 때도 있었다. 물론 시각장애인들에게 이러한 음악회에 초대해 주는 것은 큰 의미가 있지만 시각장애인을 초대하고 좋은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한 기획사로서는 1열을 내주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한국아카디아의 기획을 맡은 윤오순 차장은 매번 시각장애인들을 초대하면서도 이러한 일들로 인해 미안한 마음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음악회에서는 시각장애인과 안내견들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맨 앞 1열에 당당히 앉았다. 연주홀 측이 그간 몇 번의 음악회를 경험해보고 안내견이 연주에 방해가 되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닫고 맨 앞줄에 안내견들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배려를 한 것이다. 50년 전의 감동, 50년 후에 재연 이날 연주된 음악은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피아노 협주곡 4번, 5번(황제)’이었다. 이 곡들은 50년전 한동일씨가 처음 뉴욕을 찾았을때 루이슨 스테디움에서 들었던 동일한 프로그램이다. 50년전에 경험했던 감동을 이번에는 자신이 청중들에게 전하는 의미있는 연주회였다.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에그몬트 서곡이 연주된 후 한동일 씨가 무대에 올랐다. 열광하는 청중들의 박수에 감사의 인사를 하던 그가 멈칫했다. 인사를 하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순간 맨 앞아리에 앉은 안내견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에게도 눈인사를 보냈다. 이날 안내견에 대한 관심은 청중들도 마찬가지다. 로비에서 시작을 기다릴 때도 오가는 사람들이 놀라움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주시했고 일부러 다가와 머리를 쓰다듬기도 했다. 어린이들은 안내견 사이에 앉아서 시각장애인들에게 이것 저것 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안내견에 대한 관심은 청중 뿐만이 아니었다. 연주자들도 중간에 휴식시간을 마치고 자리를 하면서 안내견을 발견하고 계속적으로 관심어린 눈길을 보냈다. 이날 초대된 장애인들은 안내견을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물론이고 다양한 장애인들이 함께 했다. 특별히 시각장애 어린이들도 여럿 초대되었다. 한 시각장애 어린이의 엄마는 아이와 함께 음악회에 온 것이 처음이라며 항상 아이와 다니면 불안하고 눈치를 봐야 하는데 이번에 이렇게 초대를 해줘서 당당하게 감상을 할 수 있어서 그동안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한 순간에 해소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함께 장애를 둘러싼 편견을 허물어야...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 연주홀에 안내견이 들어간다. 당당히 1열에 앉는다. 이러한 일들은 소외된 이웃을 향한 몇몇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의 시도는 편견을 무너뜨린 것이다. 안내견이 공연에 방해를 준다는 편견을 끊임없는 노력으로 무너뜨린 것이다. 이렇듯 장애인을 둘러싼 많은 편견들이 하나 둘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이 있기까지는 숨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는 우리가 함께 편견을 허물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우리 사회에서 단지 장애라는 이유로 고통받거나 차별받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위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