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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시각장애부모 둔 딸 책 펴내
이 름   책추천
제 목   [책] 시각장애부모 둔 딸 책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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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04-05-17
조회수   4558
첨부파일     

   시각장애부모 둔 딸 책 펴내
--- 박명화 <엄마의 행복> 마산문화문고 제공--


양동에서 한참 떨어진 인천에 살고 있는 나는 이제 엄마의 지팡이가 아니다. 하지만 엄마는 지금이나 그때나 나의 지팡이다. 너무나 의지해서 없다는 건 상상할 수도 없는, 이제 낡고 허름해진 지팡이. 결코 난 그 지팡이를 놓고 싶지 않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지금 생각해 보면, 내가 엄마의 지팡이였던 적은 고작 10여 년이었다. 그렇지만 엄마가 나의 지팡이가 되어야 할 세월은 나의 평생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엄마의 행복이 곧 나의 행복이고 세상의 행복인 것을 이제 알 것 같다. 나와 우리 가족의 행복이 그리고 세상의 행복이 곧 당신이 온몸으로 바라는, 전부라는 생각이 들면 작은 욕심에 초라해지는 나는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하물며 보이지 않는 눈으로 우리를 키우신 그 마음을 내가 어찌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이제라도 엄마의 행복을, 아버지의 자상한 사랑을 소중히 지켜드리고 싶다. "엄마, 우리 엄마 사랑해! 아빠, 사랑해!" (p126 '엄마의 행복' 몇 토막)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시각장애인의 큰딸로 태어난 박명화(37)씨가 가난했지만 살가웠던 어린 시절에 대한 애틋한 추억과 앞을 볼 수 없는 부모님의 힘겹고도 보람찬 삶을 다룬 <엄마의 행복> (도서출판 정한PNP)을 펴냈다. 

글쓴이 박명화의 어머니(지인자)와 아버지(박흥식)는 시각장애인이다. 하지만 지금도 경기도 양평 양동마을에서 회갑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농사를 지으며 자신들의 삶을 꿋꿋하게 가꾸어 나가고 있다. 맞벌이 부부로 어렵게 살아가는 아들의 딸이자 손녀인 은진이까지 키우며 말이다. 

이 책은 제1부 '그 마음에 내가 들어가', 제2부 '부부의 연', 제3부 '슬픈 동화', 제4부 '우리 사남매', 제5부 '마음 가득한 꽃밭'에 모두 42편의 슬프고도 감동적인 글이 읽는 이의 눈시울을 저절로 적시게 만든다. 그리고 장애인에 대한 편견의 색안경을 순식간에 벗겨버린다. 

"쌀독은 늘 텅 비어 있고, 빚은 늘어가는 막막한 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단 한번도 우리 앞에서 생활고를 한탄하는 엄마, 아버지의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잠결에 문득 깼을 때, 두 분의 낮은 한숨 소리로 겨우 짐작만 했을 뿐…. 그래서 우리는 가난도 어려움도 부끄러움이라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자라왔어요."('머리말' 몇 토막)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세상은 장애인이 아니라 하더라도 장애인처럼 마음 어느 한곳에 상처를 입은 채 살아가야만 하는 고된 현실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이면서도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부부의 소박하면서도 참 된 삶을 바라보면 자신보다 이 세상을 탓하며 어정쩡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오히려 부끄러워진다. 

박명화의 <엄마의 행복>은 시각장애인 부부가 40여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4남매를 훌륭하게 키워낸 인간 승리의 기록이자 장애인이 비장애인에게 보내는 따스한 사랑의 채찍질이다. 이 책은 아직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고 있는 장애인에 대한 불신과 편견을 송두리째 뿌리뽑는다.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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