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千의 목소리' 진행엔 장애없어요 [문화일보 2004-05-13 12:22] (::KBS 제3라디오 ‘…노래선물’ 장애인DJ 윤선아씨::) 숨가쁜 오전 근무를 마치고 한숨 돌리는 낮 12시 10분, KBS 제3 라디오(AM 639㎑)에 주파수를 맞추면 ‘윤선아의 노래선물’이라 는 낯선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X파일’의 여주인공 스컬리 목소리로 이어지는 시사 콩트와 청취자들이 노래실력을 뽐내는 무지개 노래방은 봄날의 나른함을 날려버린다. 톡톡튀는 목소리 로 프로그램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는 진행자 윤선아(여·25·사진 )씨는 예상외로 신체장애 1급의 장애인. 부슬부슬 봄비가 내리던 지난 10일 오후 막 방송을 마치고 스튜디오를 나서는 그를 만났 다. “사실 아직도 장애인인 제가 라디오 진행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아요. 잠에서 깰 때마다 꿈이 아닐까 생각하죠. 스 튜디오에 앉아 있으면 생방송 도중에도 몇번씩 ‘선아, 너 참 행 복하구나’ 혼잣말이 나와요.” 윤씨가 ‘목소리의 마술사’라는 라디오 DJ의 꿈을 이루게 된 것 은 지난 2월 열린 ‘장애인방송인 선발대회’에서 능력을 인정받 았기 때문. 기본 발성능력은 물론 다양한 성대 모창으로 ‘천의 목소리’를 과시해 대상을 받았다. 그는 지난달 26일 라디오 봄 개편을 통해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딴 프로그램의 단독 MC를 맡 게 됐다. 아직 진행을 맡은 지 2주밖에 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지만 초보답 지않은 적응력으로 주변의 칭찬을 듣고 있다. 윤씨는 태어나면서부터 뼈가 쉽게 부스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이라 는 희귀병을 앓아 키가 남들보다 작다. 어려서는 전화벨 소리에 놀라 뼈가 부러지기도 하고, 목욕 후 옷을 갈아입다 부러지는 등 수없는 고통의 나날을 겪었다. 뼈에 철심을 넣는 수술을 받고 난 지금도 1년에 한두 차례는 뼈가 부러진다. “한번 뼈가 부러 지면 너무 고통스러워 아무 것도 못해요. 특히 지금은 고통보다 뼈 가 부러지면 당장 방송을 하지 못하니까 항상 긴장을 늦추지 못 하죠.” 툭 하면 뼈가 부러지는 신체적 제약에도 그는 대학 2학년 때 학 업을 접고 음반 취입을 준비했을 정도로 방송에 대한 열정을 가 졌다. 이후에도 라디오 진행을 꿈꾸며 개인 인터넷 음악방송(윈 앰프)을 1년여간 진행해 팬클럽을 가지고 있을 정도. 앞으로는 ‘장애인 가요제’나 TV의 장애인 프로그램 진행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또다른 포부를 밝힌다. 김남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