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시각장애인의 안전한 보행을 위해 설치된 점자블록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설치된 경우가 많아 시각장애인들의 보행을 오히려 위협하고 있다. 부산 수영구 망미동 한 육교 앞. 보도블록의 중앙을 따라 놓인 노란색 점자블록을 눈을 감고 따라가다보면 여지없이 전봇대와 부딪치게 된다. 한 줄로 깔린 점자 블록 정중앙에 전봇대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영도 와치종합사회복지관에서 점자를 가르치는 서영희(55·여)씨는 "육교와 버스 정류장이 있는 이 길을 매일 지날 때마다 시각장애인이 다칠까봐 마음을 졸인다"면서 "지하철 공사와 함께 연산동 방면으로 보도블록 공사가 진행 중인데 규정도 제대로 모르고 장식처럼 점자블록을 깔고 있는 것 같다"고 걱정했다. 지하철 역사도 마찬가지. 지하철 서면역 계단을 걸어내려가 점자블록을 따라 가다보면 입구를 안내하고 있는 기둥과 부딪친다. 점자 블록 양옆으로 90㎝ 간격을 비우도록 한 규정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점자 블록의 색깔도 노란색이라는 규격 색상을 어기고 바닥과 비슷한 회색 계열로 만들어 약시 시각장애인의 경우 색깔을 구분하기 힘들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개찰구로 가다가도 또 한 번 몸을 부딪친다. 표를 집어넣기 직전에 멈출 것을 지시하는 점형블록 이 설치돼있어야 하지만 개찰구 너머까지 직진을 지시하는 선형블록만 계속되기 때문이다. 현재 보건복지부와 공동으로 전국 철도와 지하철 역사의 편의시설을 대상으로 2차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는 장애인편의시설 지원센터에 따르면 점자블록을 제대로 설치한 역사는 지난해 7월 1차 조사 결과 46.9%에 비해 대폭 확충됐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관련법은 지난 4월 10일부터 모든 철도와 지하철 역사가 점자블록을 포함한 편의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편의시설 지원센터 이영진 건축기사는 "시각장애인은 점자블록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데 점자블록이 잘못 설치돼 아찔한 상황에 처하고 나면 오히려 점자블록을 위험한 시설로 여겨 피하게 된다"면서 "지자체가 보도 공사를 할 때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고려해 사전에 규정대로 시공하고 사후에도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쿠키뉴스 제휴사/부산일보 최혜규기자 iwill@busa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