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안쓰럽기만 했던 자식인데 의젓하게 학사모도 쓰고 교사 임용고시에도 합격해 너무 기뻐요." 오늘 전북 완주군에 있는 우석대를 졸업한 시각장애인 김재경(23)씨의 부모인 김낙겸(64.건축업).고계정(60)씨는 아들이 최근 중등교사 임용시험에도 맹인으로서 전국 최초로 합격하자 졸업식 내내 눈물을 훔쳤습니다. 이날 우석대 특수교육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선천성 약시로 태어난 뒤 점차 시력이 나빠지더니 중학 3년때 완전히 시력을 상실, 맹인으로서 불편과 설움의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대전 특수학교에 다니면서 역시 두 눈의 시력을 잃은 교장선생님을 대하면서 교사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대전이 고향인 김씨는 부모와 떨어져 생활하는 불편을 감수, 2001년 우석대 특수교육학과에 입학원서를 던졌습니다. 늘 부모의 손길에 의존하던 김씨는 지팡이에 의지하며 4년간의 대학생활을 헤쳐 나갔습니다. 점자책이 없어 학과시험이나 임용고시에 어려움을 겪던 김씨는 '한손에'라는 시각장애인용 전문 노트북을 벗삼아 학업에 전념, 전학년 평점 4.21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거뒀습니다. 그는 "학과 특성상 시각용 교육자료를 만드는 것이 많은데 그 때가 제일 힘들었다"면서 "교수님들과 장애인복지연합회 친구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오늘의 기쁨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친구들은 모든 책을 각자 나눠 모든 내용을 녹음기에 녹음한 뒤 컴퓨터에 입력하는 한편 시험때마다 시험지를 읽어주며 김씨를 도왔습니다. 대학입학과 함께 특수교사의 꿈을 키워온 김씨는 마침내 올해 부산시교육청 중등교사 임용시험에서 최고 성적으로 당당히 합격했습니다. 그동안 저시력 장애인 중 특수교육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경우는 몇몇 있었으나 김씨처럼 완전 시각장애인이 특수교육분야도 아닌 일반사회과목 임용시험에 합격한 것은 전국 최초로 알려졌습니다. 김씨가 응시한 일반사회과목은 정상인을 포함한 경쟁률이 4.5대1로 치열해 그 빛을 더했습니다. 그는 일단 특수사회과목으로 변경, 맹인학교에서 시각장애인을 가르칠 계획입니다. 김씨는 "고향인 대전과 학교를 다닌 전북지역에서 특수교육교사 채용시험이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부산지역에 응시했다"면서 "장애인이 교사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여러 지역에서 기회가 주어지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1남 5녀중 막내인 김씨는 "아들을 낳으려고 마흔 넘어 어렵게 늦둥이로 태어난 제가 장애인이어서 부모님의 상심이 크셨을 것"이라며 "열심히 살아 보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 김씨는 "한없이 대견하다"며 "숱한 어려움 속에서도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밝게 성장한 아들이 너무 고마워 더 바랄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