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아톤’과 ‘토람이’는 변화의 시작인가 미디어 속 장애인 이미지 점검 절실 방송이나 영화에 장애인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눈물을 흘린다. 영상 속 장애인이 너무 불쌍하고 가엽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마치 현실에서의 모든 장애인들이 결핍과 상처만을 지닌 채 살아가는 것처럼. 몇 년 전까지 만해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장애'라는 소재는 천재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 가족간의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에서 소외된 존재, 결핍이나 소통불가의 상징, 주인공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최악의 조건으로 묘사됐다. 신문, 방송 등 언론에서 비춰지는 장애인의 모습도 '불쌍하고 가난한 이웃'으로 묘사되거나 장애를 극복하고 어떤 경지에 오르게 되는 성공스토리를 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장애인의 장애는 특수한 것이고 이런 특수한 장애를 가진 장애인을 특별한 존재로 묘사했던 것이다. 미디어 속 장애인 이미지, 변화가 시작됐나 그런데 최근 영상에 등장하는 장애인들은 조금 다른 모습이다. 목표를 향해 달리고, 안내견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공부를 하며 새로운 인생을 산다. 최근 개봉된 영화 '말아톤'과 지난 7일 방송된 SBS신년특집극 '내사랑 토람이'는 이렇게 장애인들의 삶을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지난 27일 개봉한 영화 '말아톤'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20살 청년 초원이가 마라톤 코스를 완주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지만 초원이가 마라톤 코스를 완주하는 것은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가 아니다. 영화 ‘레인맨’, ‘카드로 만든 집’ 등이 애용했던 ‘자폐장애인은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다’는 편견도 버렸다. 이 영화는 타인과의 소통이 힘든 발달장애인의 내면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신선함을 던져주고 있다. 또한 초원이를 통해 누구나 무언가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 것은 장애인이 결코 '나'와 다른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SBS는 지난 7일 신년특집극으로 시각장애인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의 삶과 우정을 다룬 '내 사랑 토람이'를 방영했고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이 드라마는 방영 이후에도 드라마 홈페이지에 따로 마련된 '시각장애인용 다시보기'의 조회수가 6천 건을 넘어서는 등 시청자들의 열띤 반응을 이끌어냈다. '내 사랑 토람이'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안내견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안내견과 시각장애인의 유대감을 인간적인 시각으로 접근해 많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주었다. 장애인에 대한 미디어의 시각이 달라진 것일까? 과연 미디어의 긍정적인 변화가 시작된 것일까?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일 뿐인가? 현대사회에서 영화, 방송, 신문 등 미디어가 대중에게 끼치는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 최근에는 인터넷 매체까지 합세해 그 영향력은 날로 높아져가고 있다. 이는 바로 미디어가 전달하는 장애인 이미지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본지는 기획특집 ‘미디어와 장애인’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미디어의 시각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지를 짚어보고, 만약 변화가 시작됐다면 그에 따른 수용자의 인식변화와 반응은 어떠한지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미디어 안에서 소외된 계층을 아우르기 위한 과제와 대안도 찾아본다. 정유민 기자 (elaland@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