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의 장애인 편의시설 3곳 중 최소한 2곳은 규정에 맞지 않게 설치돼 실제로는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시성으로 설치하다 보니 장애인에게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 채 예산만 날린 것이다. 감사원은 3일 이같은 내용의 ‘사회소외계층 지원실태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등 전국 12개 지방자치단체 관내 읍·면·동사무소 등 공공건물 출입구에 설치된 경사로 192개의 기울기를 조사한 결과 69.3%인 133개가 장애인들이 이용가능한 경사로 기울기 한도인 8분의 1(약 11.3도)을 초과하는 급경사로 나타났다. 관련 법률은 경사로의 기울기를 12분의 1(7.5도) 이하로 하되, 보조서비스가 제공되는 경우 8분의 1까지 완화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신사2동사무소의 경우 경사로 기울기가 2.33분의 1(약 38.6도)이나 됐고, 서울 강서구 염창동사무소도 기울기가 2.9분의 1(약 31도)에 달해 사실상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 관계자는 “경사로 기울기가 8분의 1을 넘으면 장애인이 사실상 사용할 수 없고, 사고의 위험이 높다”며 “8분의 1 미만이 곤란한 경우에는 설치대상 시설에서 제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또 감사원이 이들 기관의 286개 장애인 전용 화장실을 조사한 결과 74%인 212개 화장실이 적절한 출입구 폭과 바닥면적을 확보하지 못해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이와 함께 공공기관의 경우 민간기업과 달리 장애인 의무고용을 지키지 않더라도 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도록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특례규정을 두고 있어 공공기관의 장애인 고용률이 낮은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관련법령에 장애인 채용비율을 연간 총모집인원과 시험실시 횟수별·직렬별 모집인원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할지 등에 대한 세부기준이 없어 공공기관이 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아울러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되고 있는 경로교통수당이 노인인구의 급증과 함께 노인복지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짐에 따라 재산 및 소득수준을 고려해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통보했다. 〈경향신문>